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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이야기/영화

식객... 원작이 나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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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지 이틀이나 지났음에... 느지막히 글을 쓰는 이유는
한마디로... 글을 올려야 할 의욕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식객은 한마디로 (적어도 만화 자체로는) 뛰어난 원작을 조악한 한국영화로 재탄생시켰다.
원작 만화의 풍부한 이야기 소재를 끌어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개연성은 없어지고 모두가 공감하기에는 부족한 또 다른 한국영화의 빈약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낸 것이다.

대장금을 시작으로 인기몰이의 한 테마가 된 음식이라는 소재가 다시 한 번 화면에 화려한 음식으로 뿌려지지만 거기에는 대장금 같은 감동도 음식에 대한 환상도 영화로서의 재미도 없다 하겠다.


물론, 나름 재밌게 볼 수도 있다. 나도 식객을 보고 나서는 다소 정신없고 별 이유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주성치 영화 같다고 느꼈지만 적어도 주성치 영화는 재미 하나 만큼은 확실히 전달하고자 하지 않는가. (물론, 주성치식 코미디는 먹히는 곳에만 먹힌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 곳곳에 담긴 음식과 얽힌 가슴 찡한 이야기를 영화 속에 담기 위해 한 줄거리로 묶고자 하는 것은 다소 무리였던가 보다. 이미 여러 권 나온 식객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2시간 남짓한 한 편의 영화 속에 억지로 넣으려기 보다는 2편, 3편이 기대될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 보려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준 것이 있었다면, 먼저 웃기는 영화부터 제대로 보여주던 이원희식의 코믹 연기가 만화 속에서 전달되던 유머를 잠시 느끼게 해 주었다는 것과 이젠 당연하다고 느낄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는 허화백의 영화 속 깜짝 출연이라고나 할까...


최근 기사를 보니... 일본 쪽에서 식객에 대한 수입을 타진하고자 했으나, 일본으로서는 거슬릴만한 편집을 요구한 것을 감독이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영화에 칼을 대느니 차라리 수출하지 않겠다"라는 비장한 각오보다는 장사 못하는 장사꾼의 어설픈 똥배짱이 생각나는 건 나 하나 뿐이련지...

어쨌든 디워 후폭풍(?)에 시달린다는 한국영화의 다음 구원자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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