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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이야기/책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 완전 경쟁은 과연 공정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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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처럼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유럽증시가 폭락하고,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를 맞은 시점에서 소위 잘 산다는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오늘만 해도 중국에서 적자재정을 상당규모로 실행하겠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멋진 슬로건을 걸고 효과가 불분명한 경제정책을 남발하고 있고 자유경제의 화신처럼 활동하던 미국도 일부 은행, 기업이 실질적으로 국유화를 통한 회생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경제가 위기라는 지금 각 국가들은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이름하에 정부주도로 여러 경제정책을 그 언제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이룬 소위 잘 산다는 나라들도 정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경제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들보다 못 사는 개발도상국은 어떻게 해야겠는가. 오히려 선진국과의 경제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정부가 경제에 개입해 고수익 산업을 장려하고 국가 경제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그렇게 놔두지 않는다. 정작 자신들은 정부의 지원, 산업보호 아래 일류기업, 첨단기술을 보유했으면서 이제는 모두가 자유경쟁이라는 공정한 게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원리에 따른 자유 경쟁이라는 말 자체에 반박할 여지가 많지 않지만 애시당초 참가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하지 않는 이상 '자유경쟁'은 욕심을 가리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육상 선수들이 100m 달리기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것은 공정하지만, 적어도 장애인과 정상인의 경기는 구분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경쟁은 강요되고 있다.

장하준 교수는 경제학 관점에서 이미 잘 사는 나라가 아닌 가난하지만 잘 살아보고 싶은 나라라면 당장의 밥벌이(자원생산,1차산업)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제조업,첨단산업)를 과감하게 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국가 경제에 대한 얘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 개인에게 적용해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무조건 무역을 개방하고 자본시장을 개방을 하자고 강요하는 것은 있는 자가 없는 자에게 자유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강탈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 잘 사는 사람들은 더욱 더 자신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하지만 못 사는 사람들은 지원과 보호가 없으면 잘 사는 사람과 경쟁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교육기회의 차별을 통해 신분,지위의 세습발판을 마련하는 사교육이 문제고, 비정규직 보호가 되지 않는 기업의 인력고용이 문제고, (절대 망하지 않는) 대기업은 쉽게 돈을 빌리고 중소기업은 돈이 없을수록 오히려 더 높은 이자를 물고 돈을 빌려야만 사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경제환경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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